빡세고 재밌었던 2025년
2025년은 빡세기는 정말 빡셌지만 재밌는 한 해였다! 연말에 열심히 쉬다 보니 벌써 1월 초... ㅎㅎㅎ 내일부터 다시 업무 시작하기에 앞서 적어보는 2025년 회고!
익숙한 일, 조금 달라진 역할
DevRel 팀에서는 변화와 안정이 동시에 있었는데, 팀의 규모가 커져서 내가 하던 일을 이제 세 명이서 한다! 시니어 멤버로서 이전과는 조금 다른 기대도 있어, 계속해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고민하고 시도해보고 있다. 2025년 중순에 연달아 두 명의 새로운 멤버들을 온보딩했다. Tech Talk이라고 이번 회계연도의 가장 중요한 액티비티인 사내 기술 공유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새로운 멤버들과 발을 맞추었다. 다양한 콘텐츠를 수용할 수 있는, 그렇지만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프로세스는 이미 멤버들이 합류하기 전에 만들어둔 상황이었다. 온보딩의 초창기에는 이런 준비된 체계에 멤버들이 익숙해지도록 돕고, 시간이 흐를 수록 스스로 고민하고 기획할 수 있는 범주를 넓히는 방향으로 도왔다. 멤버의 특성에 따라 업무를 진행하는 성향이나 동기를 얻는 방식이 달라, 피드백을 주는 방식이나 과제를 제시하는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는 걸 많이 느꼈다.
AI의 폭풍 속에서 전사 차원의 일종의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하기도 했다. 나의 10~11월을 녹여낸 것... 기존에는 개발 조직을 대상으로 이런 프로그램들을 진행했다면, 이번에는 전사 대상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다양한 부서와 협업했다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사내에서 많은 구성원들이 참여하고 호응도 좋았다. 일시적인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AI로 변화가 많은 시기에 변화를 잘 반영해 내면서 지속적인 구성원들의 성장을 돕기 위해서는 또 다른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이 업무의 후기는 여기에.
https://techblog.lycorp.co.jp/ko/ai-campus-day-for-enhancing-ai-literacy-of-employees
사내 AI 리터러시를 향상하기 위한 AI Campus Day를 개최했습니다
LINE Plus의 오피스가 '캠퍼스'로 변신했습니다.회의실은 강의실이, LINER들은 학생이 되었습니다.위 모습은 지난 12월 2일에 열린 사내 행사 AI Campus Day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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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Project Management
2025년에는 프로젝트 매니징을 배울 기회가 많았다. DevRel 업무를 하다가 약 2년 전에 합병 후 통합 관련 프로젝트의 PMO로 프로젝트 매니징 맛을 본 것(?)을 시작으로, 지금은 TPM 조직에서 겸직을 하고 있다. 기존에 진행하던 프로젝트에 더해 새로운 사내 AI 프로덕트에도 합류하게 되었는데, 프로덕트의 성격이 강하다 보니 프로덕트 관점에서 필요한 것을 많이 배우고 있다. AI라는 관점에서 고민해 보는 것도 재미있고, 베트남 개발팀과 협업하고 있어서 영어로 일하는 것도 (일본어보다) 편하고 좋음.
겸직하는 조직에는 감사하게도 시니어분들이 많아, 짧은 대화에서도 많은 인사이트를 얻기도 하고 입사 후 어느 때보다도 '어깨 너머로 보고 배운다'는 경험을 풍부하게 하고 있다. 따라 하고 싶은 분들이 옆에 많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반대로 나는 초보이기 때문에 한때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꽤나 심하기도 했다. 셀프 압박감에 고통받던 시간을 거쳐 지금 이 시점에서 부족한 것은 당연한 거라고 스스로에게 조금은 너그러워지기로 했다. 프로젝트 매니징에 발을 담근 시간이 아무래도 짧으니 노련함도 지식도 지금은 부족하겠지만, 앞으로 시간을 밀도 있게 잘 살아서 꾸준히 채워나가면 되는 거지! 그렇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싶은 욕심은 버릴 수 없다...ㅎㅎ
프로젝트 매니징에서 좋아하는 점은 동적인 특성이다. 'Bring order to chaos', 'Responding to change over following a plan', 'Living artifact' 이런 점이 좋다. 혼란스러운 것을 정돈하고, 계획을 따르기 보다는 변화에 대응하고, 관리하는 모든 것은 살아있는 산출물로 꾸준히 신경을 쓰고... 정해진 답 없이 우리 상황과 고객의 요구에 따라 발맞춰 변화해 나가는 과정이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PMO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계획에서 벗어나면 돌려놔야 할 것만 같다고 생각했던 것에 비교해 관점이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내가 참여하는 프로젝트 멤버들도 나를 변화에 유연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프로젝트 매니저라고 느낄 수 있도록,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나의 행동에도 담기도록 노력해 봐야지!
대단해진 콘텍스트의 양
두 개의 모자(역할)를 쓰고 있고, 또 각 역할별로 여러 개의 일을 하고 있다보니 업무의 양이 많아져서 초과근무가 당연해져버렸다. 일과 삶의 경계가 옅은 사람이기 때문에(일을 삶이라고 생각하는 편) 일이 많다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안되지만, 몸과 멘탈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체크하는 게 중요해졌다. 너무 기계적으로 생각하나 ㅋㅋㅋ 체력이 좋은 편이라서 엔간한 야근에도 괜찮았는데, 이 기간이 너무 길어지니 몸에 이상이 오는 사태 발생... 온몸에 수포가 나버려... 몸의 건강도 건강인데 멘털도 한계를 경험했다. 중요한 일이 여러 개가 동시에 부딪힐 때면 다양한 콘텍스트를 뇌가 바쁘게 처리하다 못해 그냥 멈춰버린다. 진짜 멈춰버림. 아무고토 할 수 없음... 이 때는 앉아있는다고 무얼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달리거나(?) 해야 한다. 말 그대로 달리기를 한다는 뜻 ㅋㅋㅋ 정신적으로 지친 건 생각을 잠깐 다른 곳으로 환기시키고 나면 좀 괜찮아진다.
시간과 체력과 정신적인 자원은 한계가 있고, 그 제약 속에서 다양한 일을 잘 해내려면 전략적인 업무 진행이 필요하다. 우선순위를 잘 파악하고 위임이 필요한 것은 잘 위임해야 한다. 그런데 이 전략을 다양한 업무 갈래에서 고민해야 하기 때문에, 고민도 시간을 투자해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진짜 바쁠 때는 고민할 시간조차 없다. 새해 ritual로 이걸 하는 루틴을 만들어볼까나.
그밖에 재밌었던 것들
조정도 꾸준히 했다. 대학조정경기에서 주로 나가던 4+ 종목은 후배들에게 물려줬고(8연패인가... 그 동안 져본 적이 없는 종목이라 후배들이 부담스러워했지만 또 연승했쥬), 4x+는 새롭게 나가서 우승했다. 이 말을 매년 쓰고 있는 것 같은데, 평상시에 하는 운동 양은 매년 줄고 있다. 몇 년 전에 운동해 둔 것으로 지금까지 우려먹고 있는 것 같은데, 이렇게 운동을 덜 하다가는 몇 년 후가 위험할 것 같음. 이번 겨울에는 온라인 동계훈련 참여하면서 훈련량을 늘려봐야지.
보드도 계속 타고 있다. 얼마 전에는 센다이로 스키 여행을 다녀왔다. 자오 리조트라는 곳을 추천받아 다녀왔는데, 이상 기온으로 눈이 많이 녹고 스키장 상태가 별로였지만, 그래도 이틑날에는 눈보라가 있어서 프레쉬한 눈 위에서 탈 수 있었다. 남자친구 덕분에 장비를 그대로 들고 가서 잘 타고 왔다. 카빙을 이제 조금 하는 것 같기도? 수업 들으면 금방 늘 것도 같지만 일단 독학으로 해보고 있다. 최근에는 바인딩도 전향각으로 바꾸고.
업무량이 미쳤기 때문에 일본어는 크게 투자하지는 않았다. 일본어도 목표를 잡아버리면 이 모든 것을 소화할 수 없을 것 같았음. 일주일에 한 번 수업 듣는 수준으로 유지 + a 정도했다. 그렇지만 추석 연휴에 삿포로에서 한 주 살기 하면서 어학원을 다니기도 했다. 올해는 N3 따야지~
올해 가장 잘한 소비, 차를 산 것. 서울 - 수원 - 분당 등등 평상시에 장거리로 많이 돌아다니기 때문에, 차가 생긴 이후로 이 제약이 좀 덜해졌다. 출퇴근하는 데에도 시간을 많이 줄였다. 그렇지만 이동하는 데 시간을 쓰는 것은 여전히 좀 아까워. 차를 몬 지 7개월쯤 되었고 만 킬로 넘게 탔다.
더 재밌는 2026년!!!! 가자
욕심도 많고 잘하고 싶어서 빡센 한해였다. 올해도 그렇겠지. 몸과 마음이 힘들 때 더 잘 드는 생각인데 '왜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 이런 생각을 종종 한다. 이 질문을 스스로 하는 건 회의적이라기 보다는 왜하고 싶은 건지 스스로도 궁금한 거다. 배울 점이 많아서? 원없이 하고 싶어서? 새로워서? 협업의 과정이 힘들지만 보람이 있어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게 좋아서? 이유를 여러번 물어도 100% 납득할만한 선명한 답은 나오지 않고, 대신 확실한 건 '하고 싶다'는 마음이다. 그 마음이 커서 이 많은 걸 잘 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고 싶으면 잘 해내면 된다. 지금의 상황에서도 더 좋은 방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아직 얻지 못했을 뿐! 이 많은 콘텍스트를 더 잘 관리할 수 있게 되고, 또 스스로도 많이 이루고 배우는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