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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앞으로의 10년 - (0) 들어가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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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앞으로의 10년 - (0) 들어가며

yechoi 2023. 7. 2.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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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나 영감을 포스팅하는 인스타 계정의 콘텐츠가 추천 알고리즘에 떴다. 해당 콘텐츠는 ‘최인아책방'을 운영한다는 최인아 대표의 인터뷰인데, 여기에는 이런 문구가 쓰여 있었다.

“일한 대가로 무얼 가져가고 있는지 생각해 보라"더군요. 가장 먼저 떠오른 건 ‘돈'이었습니다. 최 대표는 그것만으로 가성비가 떨어진다고 합니다. “우리가 일에서 가져가야 할 건 돈 이외에도 아주 많아요. 재미, 의미, 성취, 도전, 성취감과 자신감, 갈등, 스트레스, 기쁨, 인정, 동료애, 팀워크, 극복, 성공…. 정말 많죠.”

 

‘일을 돈벌이로만 생각하면 가성비가 떨어진다’. 내가 그동안 일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을 짧게 정의한다면 이 표현인 것 같았다. 돌이켜보면 이건 내가 일을 시작한 이후로 내내 가지고 있던 생각이다. 기자로서 처음 쓴 기사는 ‘워라밸' 트렌드에 관한 것이었는데, 삶과 일을 무자르듯이 나눠버리면 일에선 어떤 것을 얻어갈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했던 취재였다. 이런 생각은 문장으로 정립되지 않았다 뿐이지, 나의 가치관이 되어 긍정적으로 그리고 묵묵히 해내는 태도를 만들었다.

이 표현은 마음에 강렬하게 남았다. 게다가 나는 요즈음 ‘일'에 대한 여러 레이어의 고민을 하고 있는지라, 고민의 힌트를 얻고 싶어 인스타 포스팅에서 다루고 있는 인터뷰를 찾아 나섰다. ‘롱블랙'이라는 유료 콘텐츠 구독 서비스에 있는 인터뷰였는데, 서비스 구독에 고민이 긴 나지만 이것만큼은 바로 결재하고 인터뷰를 읽어나갔다. 이어 길 가다 마주친 서점에서 최인아 님의 저서인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를 홀린 듯이 집어 들었다.

 

‘일'에 대한 고민의 포인트는 굉장히 다양하다. 적성과 흥미, 커리어 패스, 협업 및 신뢰 관계 등. 아무리 누구한테 고민 상담해도 답은 오로지 나 혼자 내릴 수 있다는 걸 깨달은 건 최근이다. 이런 시기에 책은 나에게 고민을 풀어나갈 만한 인사이트를 던져줬다. 나의 몫인 숙제에 그래도 나침반이 생긴 기분. 특히 아래의 내용이 나에게 영향을 주었다. (사실 이 문구들 아카이빙 하려고 글 쓰는 것임.)

41p “일이 늘 즐거울 수는 없습니다. 아니, 즐거운 건 한 순간이고 오히려 태반은 갈등과 스트레스가 함께하지요. (중략) 중요한 것은 여러분이 일에서 느끼는 기쁨과 즐거움이 무엇인지를 찾는 것입니다. 그걸 알아채고 나면 일을 놓고 고민할 때, 이를테면 퇴사나 이직에 대한 생각이 깊어질 떄 중요한 선택의 기준을 갖게 됩니다. 지금 하고 계신 일에서 언제 어떨 때 기쁘고 즐거운지 찬찬히 적어보시죠.

65p “진로에 대한 고민은 사는 내내 계속되고, 특히 일이 풀리지 않거나 슬럼프에 빠지면 더 심각해집니다. 그 안에 매몰되지 않으려면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중략) 중요한 것은 여러분의 기준이 무엇인가입니다.”
66p “문제에 대한 해법을 구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질문이 올바른가'입니다. (중략) 질문이 올바르지 않으면 답도 그 주변을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

67p “살아가는 동안 윌는 아주 여러번 고민과 선택의 시간과 마주합니다. 그럴 때 올바른 선택, 올바른 결정을 하려면 회사 등 주변의 상황이나 환경이 문제라고 생각할 게 아니라 자신의 중심을 먼저 들여다봐야 해요. 프레임을 새로 짜서 자신에게 중요한 것, 자신이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인지 파악해야 합니다.”

189p “그러니까 어떤 일을 꾸준히 한다는 것은, 그저 하지 않고 지나가는 날 없이 지낸다는 것뿐 아니라, 하고 싶지 않게 하는 현실과 마음을 넘어서는 뭔가가 있다는 뜻입니다.”

237p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제 의사로, 자유 의지로 시작한 일인데도 일을 하다 보면 잘 풀리지 않고 힘이 들어 그만 던져버리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포기하지는 않죠. 그럼 힘들다면서 계속 붙잡고 있는 이유는 뭘까요? 힘들다는 걸 이미 알면서 또 그 일을 하는 이유는요? 좋아하는 마음 혹은 생업 때문일 때가 많지만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약속과 책임감도 큰 동력이었으니까요. 어떤 일을 할 때 너무나 좋아한 나머지 신들린 듯 하는 건 물론 멋져 보입니다. 하지만 제게 있어 어떤 일을 오래도록 하는 동력은 때때로 ‘해야 한다는 마음’이었고 책임감이었습니다. 재미없지요? 그래도 엄연한 사실입니다.”

238p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면서 살겠다는 사람은 없겠지만, 요즘 세대는 그보다 몇 배 강력한 의지로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고 싶어 합니다. 그저 생계를 위해서가 아니라 재미있는 일, 마음에서 우러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싶어 해요. 하지만 그런 마음으로 시작하되 지속적으로 재미를 느끼면서 성취도 하려면 ‘하고 싶다'는 것 외에 생각해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276p “이 정체 구간, 제 언어로 ‘불확실성의 구간’들은 반복적으로 등장하면서 그 일을 하려는 사람의 의지를 시험합니다. 때문에 이 구간에 걸릴 때마다 적지 않은 이들이 회의 끝에 포기하거나 탈락하죠. 시작하는 사람은 많되 끝내 성취하는 사람이 소수인 이유를 저는 이 불확실성의 그래프로 설명합니다.”

314p “자신이 납득할 수 있는 결정을 하는 데 필요한 것이 있다. 혼자의 시간을 집중적으로 내어 문제에 몰두하는 것이다. 생각했다 지우고 또 생각했다 또 지우면서…. 그런 끝에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단단한 생각을 만난다.”

321p “유불리를 넘어서 자신이 납득할 수 있는 결정을 하는 데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우선 시간, 그것도 혼자 있는 시간입니다. 혼자의 시간을 집중적으로 내어 문제에 몰두하는 겁니다. 생각했다 지우고 또 생각했다 또 지우면서……. 그런 끝에 드디어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단단한 생각을 만납니다. 그 생각에 의지해 앞으로의 시간을 또 살아나가는 거죠. ”

 

결국엔 (진부하지만) ‘나'를 들여봐야 한다. 일을 안 되게 만드는 상황이 근본적인 문제는 아니다. 고민의 답은 그 어떤 것이 아니라 내 안을 들여다볼 때 나온다. 진로를 결정하기 전 6년 전에 세계여행을 떠났던 그 때처럼, 시간을 가지고 내 자신을 들여다보려고 한다. 시간… 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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