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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자가 말하는 42 서울(42 Seoul) A to Z 본문

42 Life

경험자가 말하는 42 서울(42 Seoul) A to Z

yechoi 2020. 4. 2.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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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 서울 홈페이지 캡쳐 

 

42 서울의 한 달간의 입학시험(피씬 · La Piscine)이 끝난 지도 두 달 가까이 돼 간다.
경험한 바를 바탕으로 42 서울 소개글을 써본다. 42 서울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길!

 

42 서울(42 Seoul)이란 ?

42 서울은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설립한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 기관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 개발 교육기관인 에꼴 42와 계약을 체결해 교육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왔다.
일종의 에꼴 42 '서울 캠퍼스'인 셈. 이러한 학교는 전 세계에 약 20여 곳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운영은 이노베이션 아카데미(학장 이민석)가 하고 있다. 2020년 1월 운영을 시작했다. 

교육을 받는다고 해서 학위가 주어지지는 않는다. 비학위 교육기관이다. 
대신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교육 기간은 학생 개개인의 습득력이나 상황(취창업 등)에 따라 달라지나,
최대 약 2년 간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파리의 에꼴 42 또는 미국 캠퍼스 42 실리콘밸리의 졸업생은 유수의 IT 기업에 입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0년 2월 첫 본교육이 시작해 42 서울의 성과를 확인하기에는 이르나,
이민석 학장은 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서 "2년 간의 교육을 받으면 석사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위치는 개포동역 앞에 위치한 개포 디지털 파크다. 

 

3 교육

에꼴 42와 동일하게 42 서울에는 교육 서비스를 생각하면 으레 있으리라고 기대하던 '세 가지'가 없다.
42 서울은 등록금, 교재, 교수 없이 운영되는 학교다. 

등록금이 없으면, 무슨 돈으로 운영하나

42 서울은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정부 주도로 설립한 교육기관이다. 정부의 예산으로 운영한다. 
여기에는 학생들에게는 주어지는 지원비도 포함된다.
교육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취지에서 학생들에게 월 100만 원씩 지원하고 있다.

( 참고로 우리나라가 그렇다는 것이지, 모든 42 교육기관이 정부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것은 아니다. 
본교인 에꼴 42에서는 프랑스의 통신사 free의 Xabier Niel 회장이 턱 내놓은 사재가 운영 동력이다.
Niel 회장은 정부의 지원을 거부한다고 밝히기도 했는데, 독특한 교육 시스템이 규제에 얽매인다는 이유에서였다. )

교수와 교재가 없으면 어떻게 공부하나 

에꼴 42가 전 세계 교육계의 주목을 받았던 대목은 여기다.
미래 교육의 시나리오 중 하나로 점쳐왔던 '교수자 없는 학교'를 성공적으로 구현했기 때문.
정보가 발달했다고 하지만, 가르치는 사람 없이 배운다는 건 늘 물음표가 붙는 주제였다. 

42는 교수와 교재 없이 배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과제 문서에 이를 잘 보여주는 문장이 있다.  

질문이 있으신가요? 오른쪽 동료에게 물어보세요. 아니면 왼쪽 동료에게 물어보세요.
참고 가이드는 Google / man / the Internet / ...입니다.

Got a question? Ask your peer on the right. Otherwise, try your peer on the left.
Your reference guide is called Google / man / the Internet / ...

(참고로 여기서 man은 사람이 아니다. manual(설명서)을 칭하는 용어다.)

과제를 시작하자마자 이 문구를 마주했다고 생각해보라.
누군가는 무책임하게 느낄 수도 있겠다.
그러나 42의 교육은 정말 이러한 방식으로 돌아간다.

인터넷 속 방대한 지식을 교재 삼고, 옆자리 친구를 선생 삼아 공부하는 '동료학습'은 42의 핵심 철학이다. 
교육 시스템은 이 철학을 섬세하게 구현하고 있고, 이러한 학습 방식은 적어도 내가 느끼기엔 효과적이다.

( 동료학습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아래 글에! )

 

42서울은 피어러닝(동료학습)을 어떻게 구현했을까

에꼴 42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혁신 교육 모델'이다. 42가 혁신적이라고 평가받는 이유는 '가르치는 사람이 없는 학교'를 성공적으로 구현해냈기 때문이다. 강의하는 교수나 선생이 없는 대신 학

yechoi.tistory.com

 

지원자격 / 선발인원

42 서울에는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모인다.
성인 또는 고등학교 졸업자이면, 성별, 경력, 국적 상관없이 누구나 지원 가능한 까닭.
연령대는 20대가 주를 이뤘지만,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사람부터 이모와 삼촌뻘쯤 되는 분들까지 만나볼 수 있었다.

개발을 할 줄 아는지 여부는 선발에 상관이 없다. 입학시험도 코딩을 전혀 몰라도 된다.
통계적으로도 1기 합격자 85%가 개발경험이 없다고 한다.
( 피씬에서 다들 잘하기에 체감 상 개발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많은 줄 알았는데... )
💬 합격자에 대한 자세한 통계는 이곳으로

선발인원은 당초 연간 500명으로 알려졌으나, 2020년에는 750명을 선발한다.
개인적인 짐작으로는 지원인원이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많았기 때문 아닌가 싶다. 
2020년에는 1, 2, 3기 세 차례에 걸쳐 교육이 이뤄질 예정이다. 
💬 첫 교육생 모집 신청인원 1만 1000여 명

 

선발 과정은?

선발 과정은 총 세 단계를 거친다. 온라인 테스트, 선착순 등록, 피씬이다. 

1️⃣ 온라인 테스트

첫 번째 관문은 온라인으로 보는 시험이다.
시험은 두 종류로 진행된다. 모두 게임처럼 진행되기 때문에 은근히 재밌다. 

첫 번째는 5분 안쪽으로 걸리는 기억력 테스트.
두 번째는 2시간이 걸리는 논리력 테스트다.
시험을 시작하면 중간에 멈출 수는 없다. ⏰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안내는 전혀 없다.
처음 경험하는 사람은 '이 화면에서 뭘 하라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사실 피씬을 시작하고도 과제나 시험에 대한 안내가 없는 건 마찬가지인데,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나아가는 게 문제 풀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러한 취지에 공감해 이 글에서 테스트에 대한 후기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으려 한다.
(물론 정보의 바다에선 검색 한 번이면 모든 걸 찾아낼 수 있지만.)

지금은 온라인 시험을 상시 오픈해 두고 있다.
 42 서울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시간에 치르면 된다. 

 

2️⃣ 선착순 등록

시험을 치르고 나면 48시간 내에 온라인 테스트 결과 안내 메일이 도착한다.

합격했다면 이제 일종의 '티켓팅'인 체크인 등록을 진행하면 된다.
오프라인 신원 확인 단계인 '체크인'을 온라인으로 '예약'하는 단계다.
중요한 점은 체크인 등록은 선착순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시험을 통과하더라도 선착순 안에 들지 못하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지난해 11월 1일에 시험이 열리고, 나의 경우 2일 저녁에 시험을 치렀다.
3일 저녁에 합격 메일을 받고 체크인 등록을 했는데, 머지않아 1기 참여 인원이 다 찼다.
1기의 경우 선착순으로 교육 여부가 결정되는 걸 몰라 교육기회를 놓친 안타까운 사례가 많았다. 

3월 말 기준, 올해 남은 4번의 교육 세션(2기 1차, 2차와 3기 1차, 2차)의 대기자는 각각 1500에서 1700명 수준이다.
( 프랑스 에꼴 42는 학생 비자가 나오고, 미국 42 실리콘 밸리는 기숙사가 제공됩니다...)

아, 참고로 다음 단계인 피씬 이전에 '창의캠프'라는 활동이 있다.
연수원에서 2박 3일간 머물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주최 측 말로는 한국의 주입식 교육 물을 빼는 과정이며, (글쿤...!)
참여자 입장에선 앞으로 함께 학습할 동료들과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이었다. (중요...!)

 

3️⃣ 1달 간의 입학시험, 피씬(Piscine)

@jwon

에세이 입력이나 자잘한 오프라인 미팅 등을 마치고 나면 드디어 피씬이 시작된다.
피씬은 한 달 간 이뤄지는 기초 교육이자 입학시험이다.

피씬은 불어로 수영장이라는 뜻인데, 스스로 수영을 터득해 살아남는 사람을 뽑겠다는 비유적인 의미다. 
실제로 피씬이 시작되면 스태프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교육기관에 빼곡히 자리한 아이맥 중 하나를 차지하고 앉은 뒤, 과제가 어디 있는지 찾는 것부터가 교육생이 해야 할 일. 

피씬 기간 동안은 전일제 학습이 권장된다. 학업이나 직장과 병행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나 같은 경우는 피씬에 참여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하루 평균 12시간씩 투자했다.

프랑스의 에꼴 42에서는 피씬 기간 동안 학생들이 간이침대를 캠퍼스에 두고 생활하는 일이 흔하다. 
워낙에 긴 시간 학교에 있기 때문인데, 안타깝게도 42 서울은 교육기관 내 취침을 금지하고 있다.
지방에서 온 동료들은 에어비앤비로 한 달간 묵을 곳을 구하거나 근처 고시원에 방을 얻었다.

교육기관은 24시간 열려있어 언제든지 학교에 가서 공부할 수 있다.
주말도 마찬가지. 쉬는 날 없이 공부하는 건 흔한 풍경.
1기 피씬 기간에는 설날이 포함돼 있었는데, 명절도 예외는 아니었다. 

피씬 교육과정의 몇 가지 특징을 이야기하자면,

  • C언어를 배운다.
  • 유닉스 기반에서 이뤄진다.
  • GUI 보다는 쉘 명령어를 쓸 일이 많다.
    (예를 들면, 폴더를 진입하기 위해 아이콘을 클릭하는 게 아니라 명령어를 입력하는 식)
  • 혼자 과제를 한다는 건 아주 어려운 일이다. 거북이 같은 성장 속도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 주변 동료에게 바삐 배워야 한다. 조금이라도 더 알고 있는 사람이 선생님이다. 

 

본교육

피씬이 끝난 지 5일이 채 되지 않아 합격 메일을 받았다.

1기의 본교육은 2월 말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망할 전염병이 사그라들지 않아 연기 또 연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시작하기는 했다. 온라인으로 자가학습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동료들이랑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고 느껴버린 상황에서, 자가학습은 단팥없는 찐빵😂

아무튼... 본교육 설명은 42 서울의 홈페이지 내용으로 갈음하겠다. 

  • 기본 프로젝트는 주로 C언어를 사용하는 유닉스 개발 환경입니다.
  • 최초 5개 공통 프로젝트를 필수로 수행한 후, Web, System, Algorithm, 3D Graphics의 4가지 전문 트랙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 모든 전문 트랙의 레벨은 21 레벨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면서 단계를 높이는 방식입니다.
  • 주어지는 문제는 개인 프로젝트, 팀 프로젝트 등 다양한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교육 기간 중 일정 레벨에 도달한 교육생은 인턴십을 하며, 이 인턴십은 교육의 일부로 간주됩니다.
  • 커리큘럼은 소프트웨어 산업 환경에 따라 바뀔 수 있습니다.

 

공식적이고 자세한 정보가 궁금하다면 42 서울의 FAQ를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을 남겨주세요. 가능한 선에서 답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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